Paper note

덜 흔들리는 주식을 위한 조용한 변론

덜 출렁이는 주식이 위험 대비 더 나은 성과를 보였다는, 직관을 뒤집는 결과입니다.

2014Betting Against Betareadingadvanced
저베타를 위험 수준까지 맞추려면 레버리지가 필요합니다 (개념 도식).

In Plain Terms

상식적으로는 더 위험한 주식이 더 높은 수익을 줘야 합니다. 위험을 감수한 대가, 즉 위험 프리미엄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에요. 교과서적인 자본자산가격결정모형(CAPM)도 위험을 더 지면 기대수익이 그만큼 올라간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 논문은 현실의 데이터에서 그 관계가 생각보다 밋밋하거나, 위험 대비로 보면 오히려 뒤집혀 있다고 지적해요.

핵심 표현이 “위험 대비”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논문은 고베타 주식이 절대 수익이 낮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짊어진 변동성 한 단위당 돌아오는 보상이 저베타 주식보다 못했다고 말합니다. 즉 안전한 쪽이 “가성비”가 더 좋았다는 이야기고, 저자들은 그 이유를 많은 투자자가 레버리지를 못 쓰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The Strategy

논문의 출발점은 아주 현실적인 관찰입니다. 개인, 연기금, 뮤추얼펀드처럼 많은 투자자는 레버리지를 자유롭게 쓸 수 없어요. 그래서 수익을 높이고 싶으면 돈을 빌리는 대신 그냥 고베타 주식을 더 많이 담습니다. 논문은 뮤추얼펀드의 “일반형”이 채권 40%·주식 60%인데 “공격형”은 채권 10%·주식 90%인 예를 들며, 레버리지를 못 쓰니 위험한 자산으로 갈아타는 방식으로 수익을 좇는다고 설명해요. 이 수요가 고베타 자산의 값을 밀어 올려, 결과적으로 고베타의 기대수익(알파)을 낮춘다는 겁니다.

여기서 나온 것이 베팅 어게인스트 베타(BAB) 팩터입니다. 구조는 저베타 자산을 사서 레버리지로 베타가 1이 되도록 키우고, 동시에 고베타 자산을 공매도해 그쪽 베타도 1로 낮춘 롱-숏 포트폴리오예요. 논문의 미국 주식 예시에서는 저베타 주식을 약 1.4달러어치 사고 고베타 주식을 약 0.7달러어치 공매도해, 전체 시장 베타를 0으로 맞춘 자기자금 없는(self-financing) 구성을 씁니다. 두 다리의 베타를 똑같이 1로 정렬하기 때문에, 시장이 오르내리는 효과가 상쇄되고 “저베타가 고베타보다 위험 대비 낫다”는 순수한 차이만 남도록 설계했어요.

이 팩터가 양(+)의 수익을 낸다는 게 논문의 핵심 예측이고, 그 크기는 자금 제약이 얼마나 빡빡한지, 그리고 고베타와 저베타의 베타 격차가 얼마나 큰지에 비례한다고 봅니다. 반대로 자금 시장이 경색되면 레버리지를 쓰던 쪽이 강제로 포지션을 줄이면서 BAB가 손실을 낸다는 예측도 함께 담겨 있어요.

Reality Test

논문의 검증 범위는 상당히 넓습니다. 미국 주식을 포함해 총 20개 선진국 주식시장(미국 + MSCI 기준 다른 19개국)과 미국 국채, 회사채, 선물 시장까지 아울렀어요. 이렇게 여러 자산군에서 반복해 확인함으로써, 저베타 우위가 한 시장의 우연이 아니라 널리 퍼진 현상임을 보이려 했습니다.

대표 수치는 미국 주식 BAB 팩터의 샤프지수입니다. 1926년부터 2012년 3월까지 기간에 미국 BAB의 샤프지수는 약 0.78로 측정됐어요. 논문은 이 값이 같은 기간 가치 프리미엄의 약 2배, 모멘텀보다 약 40%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이 팩터는 시장·규모·가치·모멘텀·유동성 요인 노출을 통제한 뒤에도 유의한 위험조정 초과수익(알파)을 남겼고, 1926–2012년을 20년씩 넷으로 쪼갠 네 구간 모두에서 양(+)의 수익을 냈다고 보고했어요. 국채 쪽에서도 단기물을 레버리지로 키우고 장기물을 공매도하는 BAB가 샤프지수 약 0.81을 기록했습니다.

국제적 강건성도 논문의 자랑입니다. 미국을 뺀 국가들을 묶은 BAB 팩터가 미국 것과 거의 맞먹는 강도를 보였고, 여러 리뷰에 따르면 19개 선진국 중 18개국에서 양의 샤프지수, 16개국에서 양의 4요인 알파가 나타났다고 정리됩니다. 다만 이 숫자들은 모두 특정 표본 안에서(in-sample) 측정된, 그리고 대체로 거래비용을 빼기 전의 총수익 기준이라는 점을 계속 염두에 둬야 해요. 저자들은 이 저베타 우위의 원인으로 자금 제약을 지목하며, 낮은 베타 주식을 사서 레버리지를 얹는 대표 사례로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를 들기도 했습니다.

레버리지를 걷어내면 개인이 얻는 것은 논문의 BAB와 다른 전략이 됩니다 (개념 도식).

Pain Points

가장 큰 간극은 구조 그 자체에 있습니다. 논문의 BAB는 저베타를 약 1.4배로 키우는 레버리지와 고베타를 약 0.7배 공매도하는 숏 다리가 동시에 필요해요. 개인이 이 둘을 논문 수준의 비용으로 실행하기는 어렵고, 레버리지·차입 이자·공매도 대차 비용을 걷어내고 저변동 주식만 롱온리로 담으면 그건 이미 논문이 측정한 전략이 아니라 성격이 다른 스타일이 됩니다.

수익의 견고함 자체를 겨눈 반론도 있습니다. Novy-Marx와 Velikov(2022, Journal of Financial Economics)는 BAB의 화려한 성과가 상당 부분 비표준적인 종목 가중 방식에서 나온다고 지적했어요. 이들의 계산에 따르면 BAB는 1달러를 투자할 때 평균 약 1.05달러를 시가총액 하위 1%에 해당하는 초소형주에 싣는데, 이런 종목은 거래비용이 가장 비싼 구간입니다. 그 결과 현실적인 거래비용을 반영하면 BAB의 수익성이 약 60% 깎였고, 파마-프렌치 5요인 모형 대비 일반화 알파는 월 약 0.16%(16bp), t값 약 1.20으로 통계적 유의성을 잃었다고 보고했어요. 즉 백테스트 위에서는 인상적이지만, 회전율이 높은 소형주 매매 비용을 빼고 나면 남는 순이익이 크게 줄어든다는 주장입니다.

여기에 스타일 위험도 겹칩니다. 저베타 계열은 시장이 강하게 반등하거나 고베타 종목이 앞서 달릴 때 오랫동안 상대적으로 뒤처질 수 있고, 자금 시장이 경색되는 국면에서는 BAB 팩터가 손실을 내도록 설계돼 있어요. 하필 레버리지를 얹은 상태에서 이런 국면을 만나면 개인이 감내해야 할 최대낙폭은 롱온리 인식보다 훨씬 커질 수 있습니다.

How It Connects Here

이 논문은 “위험과 수익의 관계가 늘 교과서대로는 아니다”라는 점을 CAPM의 반례로 보여주면서, 동시에 논문의 레버리지 구조와 개인의 실제 구현 사이 간극이 얼마나 큰지도 드러냅니다. 팩터 신호는 진짜인데 개인이 그대로 재현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모멘텀이나 저변동성 계열의 다른 노트들과 같은 질문 위에 서 있어요.

The Verdict

저베타 현상은 여러 시장과 여러 자산군에서 반복 확인된 흥미로운 이례이고, 미국 BAB 샤프지수 약 0.78이라는 숫자도 인상적입니다. 그러나 그 숫자에는 특정 표본, 거래비용 이전, 그리고 레버리지·공매도를 전제한 롱-숏 구조라는 단서가 겹겹이 붙어 있어요.

이 단서들을 걷어내면 개인의 손에 남는 것은 논문과 다릅니다. 레버리지를 못 쓰니 저변동 주식만 담게 되고, 초소형주 비용을 반영하면 알파가 사라질 수 있다는 반론까지 있어요. 덜 출렁이는 포트폴리오는 마음엔 편하지만, 그 편안함 자체가 단순 보유(Buy and Hold)를 이긴다는 뜻은 아니라는 것이 이 노트의 판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