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per note

작은 회사의 초과 수익

규모가 작은 회사들이 위험 모형이 예측한 것보다 더 많이 벌었다는, 크기 효과의 출발점입니다.

1981Sizereadingintermediate
크기 효과의 직관: 작은 회사 쪽에서 예측을 웃도는 부분이 나타나는 경향 (개념 도식).

In Plain Terms

주식의 기대 수익을 재는 오래된 도구로 CAPM이라는 모형이 있습니다. 이 모형은 오직 시장 위험, 즉 베타만으로 종목의 기대 수익을 설명하려 해요. “위험을 더 많이 진 종목이 더 많이 벌어야 한다”는 단순한 세계관입니다.

이 논문은 그 모형이 놓치는 부분을 짚었습니다. 규모가 작은 회사들이 베타로 설명되는 수준보다 평균적으로 더 많이 벌었던 거예요. 시가총액이라는, 위험과 직접 상관없어 보이는 단순한 특성이 수익률과 체계적으로 얽혀 있다는 신호였고, 이것이 이후 수십 년간 팩터 투자의 씨앗이 된 “크기 효과(size-effect)“의 출발점입니다.

The Strategy

Banz가 한 일은 새 전략을 파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관찰한 것에 가깝습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종목을 시가총액 순으로 줄 세운 뒤, 각 규모 집단의 실제 수익률을 CAPM이 예측한 수익률과 비교했어요. 작은 회사 쪽에서 모형이 설명하지 못하고 남는 초과분, 즉 알파가 꾸준히 양(+)으로 나타났다는 것이 핵심 발견입니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도출되는 전략의 뼈대는 “작은 회사를 사고 큰 회사를 판다”는 롱-숏 구조예요. 오늘날 팩터 문헌에서 SMB(Small Minus Big), 즉 가장 작은 절반을 사고 가장 큰 절반을 파는 포트폴리오로 정형화된 그 아이디어의 원형입니다. 개인 입장에서는 숏 없이 소형주를 담는 롱온리 버전이 소형주 ETF나 소형주 지수 상품으로 흔히 접근됩니다.

한 가지 중요한 세부는 이 효과가 선형이 아니라는 점이에요. 규모가 줄어드는 만큼 수익이 매끄럽게 늘어나는 게 아니라, 대부분의 초과 수익이 아주 작은 극소형(마이크로캡) 구간에 몰려 있었습니다. 중간 규모와 대형 사이에는 차이가 거의 없었어요. 그래서 “작은 게 좋다”보다는 “극단적으로 작은 꼬리에서만 강하게 나타난다”가 더 정확한 요약입니다.

Reality Test

Banz의 원 표본 기간은 1936년 1월–1975년 12월, 미국 NYSE 종목 기준입니다. 이 40년 구간이 크기 효과를 세상에 알렸어요. 다만 원 논문의 숫자를 오늘의 깨끗한 데이터로 다시 재현하면 강도가 생각보다 약합니다. AQR이 같은 기간(1936–1975)을 복원한 결과, SMB 롱-숏 포트폴리오의 연평균 수익은 **약 1.9%**에 그쳤고 원(raw) t값은 약 1.21로 통계적 유의성 문턱(보통 2.0)에 못 미쳤습니다. 가장 작은 10분위를 사고 가장 큰 10분위를 파는 더 극단적인 버전조차 연 약 7.1%, t값 약 1.78로 5% 기준을 넘기지 못했어요. 게다가 이 초과분을 CAPM 베타로 조정하면 SMB의 알파는 **약 −0.3%**로 사실상 사라졌습니다(모두 거래비용을 빼기 전 총수익, 특정 표본 안(in-sample) 기준).

표본을 1926–2017년 전체로 늘리면 그림이 조금 나아집니다. SMB 연평균 수익 약 2.5%(t값 약 2.13), 10분위 스프레드 약 6.1%(t값 약 2.29)로 원(raw) 수익 기준으로는 유의해져요. 그러나 여기서도 CAPM 알파는 약 0.9%(t값 약 0.86)로 다시 유의하지 않습니다. 즉 크기 프리미엄의 상당 부분이 “작은 회사는 베타가 높다”는 시장 노출로 설명된다는 뜻이에요. 다른 팩터와 비교하면 크기 효과의 샤프지수는 전체 표본에서 약 0.22로, BAB(약 0.73)·모멘텀(약 0.48)·밸류(HML 약 0.38)·퀄리티(RMW 약 0.39) 등 유명 이례 현상 가운데 가장 약했습니다.

발표 이후의 시간표는 더 뼈아픕니다. SMB의 샤프지수를 10년 단위로 쪼개 보면, 원 표본(1936–1975)의 약 0.19에서 **1976–1986년에는 그 네 배 가까이(약 0.86)**로 폭발했다가, 논문이 널리 회자된 직후인 1987–1996년에는 음(−)으로 돌아섰습니다. 이후 2000년대와 2010년대에도 원 표본만큼의 힘은 돌아오지 않았어요. 발견 직후 반짝 강해졌다가 사그라드는 이 패턴은 데이터 스누핑백테스트 과최적화, 그리고 발견 이후 차익 거래로 프리미엄이 깎였을 가능성을 동시에 시사합니다.

크기 효과의 실체: 초과분은 극소형 꼬리에만 몰려 있고, 그 꼬리가 하필 거래가 가장 어려운 영역과 겹칩니다 (개념 도식).

Pain Points

(1) 거래가 얇고 비싼 극소형 꼬리. 앞서 봤듯 초과 수익은 아주 작은 마이크로캡 구간에 집중돼 있는데, 이 종목들이 하필 유동성이 낮고 매수-매도 호가차가 큽니다. Stoll·Whaley(1983)는 크기 효과의 상당 부분이 이 거래비용으로 설명될 수 있다고 봤어요. 소형주를 사고팔 때 무는 마찰이 워낙 커서, 짧게 자주 굴리면 논문 속 초과분이 거래비용에 잠식된다는 논리입니다. 개인은 기관 수준의 체결 조건이 없으니 총수익과 순수익의 간극이 논문 숫자보다 훨씬 크게 벌어질 수 있고, 소형주 위주 포트폴리오는 구조적으로 회전율과 비용 압박이 큽니다.

(2) 데이터가 만든 착시. 원 표본 시절의 소형주 성과에는 데이터 결함이 섞여 있었습니다. 상장폐지된 소형주의 마지막 수익이 옛 데이터베이스에서 누락되곤 했는데, Shumway(1997)의 보정에 따르면 성과 부진으로 폐지되는 종목의 상장폐지 수익률은 나스닥에서 평균 약 −55%, NYSE·AMEX에서 평균 **약 −30%**였어요. 이 참담한 결과가 빠진 채 계산됐으니, 초기 연구의 소형주 성과는 실제보다 부풀려져 있었던 셈입니다. 생존 편향이 크기 효과를 크게 만든 겁니다.

(3) “숨은 위험”으로 설명되면 프리미엄이 아니다. 크기 효과는 단독으로는 최대낙폭이나 급락으로 유명한 팩터는 아니지만, 다른 방식으로 취약합니다. 최근 연구(Asness 등, 2018)는 소형주 안에 저품질·부실 기업, 즉 “정크”가 잔뜩 섞여 있어 순수한 크기 프리미엄을 갉아먹는다고 봤어요. 반대로 품질(QMJ) 요인을 통제하면 크기 프리미엄이 월 약 0.42%, t값 약 3.98로 되살아났습니다. 이는 크기 효과가 그 자체로 견고하다기보다, 어떤 다른 요인과 함께 봐야 겨우 모습을 드러내는 조건부 현상에 가깝다는 뜻이에요. 개인이 소형주만 담으면 이 정크 노출을 그대로 떠안습니다.

How It Connects Here

이 논문은 이 사이트가 다루는 “크기”라는 축의 뿌리이고, 이후 Fama와 French가 이 발견을 3팩터 모형 안으로 정식 편입하며 SMB로 굳어졌습니다. 오래된 이례 현상이 발표 뒤 흐릿해질 수 있다는 이 사이트의 경계심이 크기 효과만큼 잘 드러나는 사례도 드물어요.

The Verdict

크기 효과는 CAPM에 처음으로 균열을 낸 역사적으로 중요한 발견입니다. 하지만 원 표본에서조차 통계적 유의성이 약했고(t값 약 1.21), 베타로 조정하면 알파가 사라졌으며, 발표 직후 반짝했다가 곧 흐려졌습니다. 초과분은 거래가 가장 어려운 극소형 꼬리에 몰려 있고, 그 성과의 일부는 데이터 결함이 만든 착시였어요.

개인 계좌에서 거래가 얇은 작은 회사들을 오래 들고 버티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힘듭니다. 비용과 정크 위험을 감수하며 흐릿해진 프리미엄을 좇는 것이, 시장 전체를 그냥 쥐고 있는 Buy and Hold보다 정말 쉬운지가 진짜 질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