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per note

어제의 1등 펀드가 나쁜 힌트인 이유

지난해 최고 수익률을 낸 펀드를 따라가면 될까? 이 논문의 답은 대체로 아니오에 가깝습니다.

1997Four-Factor / Fund Persistencereadingintermediate
성과 추격의 결론: 지속성의 상당 부분은 실력이 아닙니다 (개념 도식).

In Plain Terms

가장 흔한 투자 실수 하나는 “작년에 제일 잘한 펀드”를 사는 것입니다. 순위표 맨 위에 있는 펀드는 눈에 잘 띄고, 광고와 별점이 그것을 강조하죠. 좋은 성과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이미 검증된 승자를 사면 되지 않나”라는 생각은 아주 자연스럽습니다.

이 논문은 그 직관이 대체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방대한 데이터로 보여줍니다. 작년 1등이 올해도 앞서는 것처럼 보이는 부분은 대부분 매니저의 특별한 실력이 아니라, 그 펀드가 우연히 담고 있던 공통 팩터와, 펀드마다 다른 비용의 차이로 설명됐어요. 실력이라는 이야기가 들어설 자리는 생각보다 좁았습니다.

The Strategy

Carhart가 이 문제를 다루기 위해 만든 도구가 오늘날 널리 쓰이는 4팩터 모형입니다. Fama–French의 세 팩터(시장·규모·가치)에 Jegadeesh–Titman(1993)의 1년 모멘텀 을 하나 더한 틀이에요. 펀드 수익률을 이 네 팩터에 회귀시키면, 수익 중 “네 가지 공통 위험 노출로 설명되는 부분”과 “그것으로도 설명되지 않고 남는 부분(알파)“을 분리할 수 있습니다. 지속성이 진짜 실력이라면 팩터를 다 걷어낸 뒤에도 알파가 꾸준히 남아야 하죠.

검증 설계는 단순합니다. 매년 1월 1일에 지난 1년 수익률로 모든 펀드를 줄 세워 10개 분위(decile)로 나누고, 각 그룹을 1년간 보유한 뒤 다음 기간 성과를 추적합니다. 여기서 생존 편향을 제거한 데이터베이스를 쓴 점이 중요했어요. 성과가 나빠 사라진 펀드를 표본에서 빼 버리면 과거 성적이 실제보다 좋아 보이는데, Carhart는 사라진 펀드까지 포함해 이 왜곡을 막았습니다.

핵심 발견의 씨앗은 여기 있습니다. 작년 승자 펀드가 이듬해에도 앞서는 이유는, 그 펀드들이 마침 모멘텀이 강한 주식을 많이 담고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그런데 논문은 개별 펀드가 모멘텀 전략을 의도적으로 구사해 초과수익을 벌어들이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함께 지적합니다. 승자 종목을 수동적으로 들고 있다 우연히 팩터에 올라탔을 뿐, 재현 가능한 기술이 아니라는 뜻이죠.

Reality Test

표본은 미국 분산형 주식형 뮤추얼 펀드를 약 1962년부터 1993년까지 월별로 추적한 것으로, 총 1,892개 펀드·16,109 펀드-연을 포함합니다. 이 안에서 작년 상위 10% 펀드를 사고 하위 10% 펀드를 파는 포트폴리오의 이듬해 수익 격차는 연 약 8% 였어요. 언뜻 성과 추격이 통하는 것처럼 보이는 숫자입니다.

그런데 이 약 8%p 격차를 4팩터 모형으로 분해하자 이야기가 뒤집힙니다. 보유 종목의 팩터 노출(규모·가치·모멘텀)이 약 4.6%p, 펀드 간 운용보수(expense ratio) 차이가 약 0.7%p, 거래비용 차이가 약 1%p 를 설명했고, 어느 것으로도 설명되지 않고 남는 몫은 약 1.7%p 에 불과했습니다. 즉 “지속성”의 대부분은 실력이 아니라 팩터와 비용의 그림자였던 셈이에요. 이 숫자들은 특정 표본 안에서(in-sample) 측정된, 특정 시기의 값이라는 단서를 붙여 읽어야 합니다.

유일하게 뚜렷이 남은 지속성은 방향이 반대였습니다. 최상위 펀드가 계속 이기는 힘은 약했던 반면, 최하위 펀드의 부진은 다음 해까지 잘 이어졌어요. 좋은 성과보다 나쁜 성과가 더 끈질기게 반복됐다는 얘기고, 이는 비용과 무능이 상수처럼 작동한 결과에 가깝습니다.

발표 이후의 재검증은 결론을 오히려 강화했습니다. Choi·Zhao(2020/2021)는 Carhart의 원래 구간(1963–1993)에서는 지속성을 재현했지만, 1994–2018 구간에서는 상·하위 펀드의 이후 수익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게 사라졌다고 보고했어요. 원 논문이 잡아낸 얕은 지속성마저 데이터 스누핑이 아니라 그저 시대의 산물이었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작년 승자 추격”이라는 아이디어 자체가 표본 밖에서 더 약해진 것이죠.

8% 격차를 쪼개 보면 대부분이 팩터와 비용이고, 실력으로 남는 조각은 작습니다 (개념 도식).

Pain Points

(1) 비용이 수익을 1대1 이상으로 갉아먹습니다. Carhart는 펀드 특성으로 성과를 설명하는 회귀에서, 운용보수가 100bp(1%p) 높을수록 위험조정 수익이 약 1.54%p 낮아진다(계수 약 −1.54)는 결과를 얻었어요. 비용이 딱 그만큼만 깎아먹는 게 아니라 그 이상으로 성과를 끌어내렸다는 뜻입니다. 회전율도 마찬가지여서, 회전율이 100%p 높을수록 약 0.95%p 씩 수익이 낮아졌습니다. 화려한 성과표 이면에는 대개 높은 보수와 잦은 매매가 있고, 그 청구서는 다음 해 투자자에게 돌아옵니다.

(2) 추격 매수는 평균 회귀와 비용의 조합입니다. 상위 성과의 상당 부분이 특정 팩터에 우연히 노출된 결과이거나 비용을 빼면 사라지는 것이었으므로, 작년 1등을 좇아 갈아타는 행동은 대개 높은 거래비용과 세금을 치른 뒤 평균으로 되돌아가는 길이 됩니다. 개인 투자자에게 이 격차는 백테스트 위의 숫자보다 훨씬 크게 벌어질 수 있어요. 순위표는 실력을 걸러 주지 않고, 오히려 최근에 운 좋았던 팩터 노출을 상단에 올려놓기 때문입니다.

(3) “회피”라는 실전적 교훈. 논문이 가장 안정적으로 확인한 것은 하위 펀드의 부진이 이어진다는 점이었습니다. 뒤집어 말하면, 성과 추격에서 실제로 쓸 만한 규칙은 “작년 1등을 사라”가 아니라 “보수가 비싸고 회전율이 높은 만성 열등 펀드를 피하라”에 가깝습니다. 문제는 개인이 순위표만 보면 이 두 방향을 구분하기 어렵고, 눈길은 늘 상단으로 쏠린다는 데 있어요.

How It Connects Here

이 논문의 모멘텀 팩터는 Jegadeesh–Titman(1993)에서 곧장 이어지며, 펀드 성과를 실력이 아니라 팩터와 비용으로 분해해 읽으라는 이 사이트의 태도와 정확히 맞닿아 있습니다. 또한 성과 추격이 왜 단순 보유보다 어려운지를 설명하는 실증적 근거이기도 해요.

The Verdict

작년의 승자를 좇는 행동은 대개 비용을 지불하고 평균으로 되돌아가는 길입니다. Carhart가 잡아낸 지속성은 실력이 아니라 팩터 노출과 비용의 잔상이었고, 그마저도 1994년 이후 표본에서는 유의하게 사라졌습니다.

그렇다면 남는 결론은 담백합니다. 성과표 상단을 계속 갈아타며 높은 보수와 회전율을 감수하는 것보다, 저비용의 단순한 보유가 나은 경우가 많다는 것이에요. 이 노트의 판정은 “성과 추격은 대개 비용만 남긴다”입니다.